AI가 짜고 사람이 관리…밀당PT가 파고든 에듀테크의 빈틈

AI 분석과 전담 교사의 관리를 결합한 밀당PT의 학습관리 모델을 소개합니다.

학습 '관리'까지 디지털 전환…AI·퍼스널티처 결합
완강률 13%→96%…누적 투자액 954억원 달성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 본사가 위치한 서울 여의도 파크원 전경. [출처=연합]

인공지능(AI)이 학생의 취약점을 분석해 학습 계획을 짜고, 사람은 학생이 계획한 공부를 끝까지 마치도록 관리한다. 에듀테크 기업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I Hate Flying Bugs·IHFB)가 운영하는 1:1 온택트 퍼스널 티칭 서비스 '밀당PT'가 기존 온라인 교육과 차별화한 지점이다.

2012년 1월 설립된 IHFB는 '끝까지 공부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은 사람뿐'이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사람이 담당해야 할 영역과 AI에 맡길 수 있는 영역을 구분해 교육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이를 온라인으로 대형화해 소득과 거주 지역 등에 따른 '교육 격차'를 좁히겠다는 목표다.

IHFB는 2013년 '밀당영어'라는 이름의 어댑티브 러닝 서비스를 출시한 이후 10년 넘게 '질 높은 교육 기회의 평등'을 미션으로 사업을 확장해 왔다. 현재 주력 서비스는 밀당PT다.

밀당PT가 주목한 것은 기존 에듀테크 기업들이 좀처럼 해결하지 못했던 '공부하게 만드는 힘'이다. 모바일 기기 하나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강의를 듣고 문제를 풀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지만, 학생을 책상 앞에 앉히고 정해진 학습량을 끝까지 소화하도록 만드는 것은 여전히 교육업계의 과제로 남아 있다.

넷플릭스나 유튜브처럼 이용자가 자발적으로 찾는 콘텐츠와 달리 교육 서비스는 이용자가 꾸준히 학습하도록 만드는 것부터 쉽지 않다. 아무리 양질의 강의와 콘텐츠를 제공하더라도 학생이 실제로 공부하지 않으면 학습 성과로 이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밀당PT는 이 지점을 파고들었다. 기존 에듀테크 업체들이 문제풀이와 오답노트, 맞춤형 문제 추천 등 학습 과정의 개별 기능을 디지털화하는 데 집중했다면, 밀당PT는 학생을 책상에 앉히고 계획한 진도를 따라가게 만드는 '관리' 영역의 디지털 전환(DX)에 공을 들였다.

핵심은 AI와 사람의 역할 분담이다. AI가 학생의 학습 수준과 취약점을 분석해 개인별 맞춤 커리큘럼을 제공하면 '퍼스널티처'가 원격으로 학생과 만나 진도와 학습 습관 등을 관리한다. AI를 통해 개인별 교육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실제 학습을 지속하도록 만드는 역할은 사람이 맡는 구조다.

운동할 때 퍼스널트레이너(PT)가 운동 계획을 세우고 정해진 운동량을 채우도록 관리하는 방식을 학습에 접목한 셈이다. 학에게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로 공부를 시작해 끝까지 마치도록 관리하는 것까지 하나의 서비스로 묶었다.

[출처=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밀당PT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서비스 초기 13%에 불과했던 학습 완강률은 3년 만에 96%까지 상승했다. 회사는 지난 7년간 서비스를 운영하며 축적한 학습관리 노하우와 교육의 디지털 전환 기술력을 바탕으로 누적 투자액 954억원을 달성했다.

밀당PT가 궁극적으로 겨냥하는 시장의 문제는 '교육 격차'다. 같은 중고등학생이라도 부모의 소득이나 거주 지역에 따라 접근할 수 있는 교육의 질에 차이가 발생하는 국내 사교육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온라인 교육으로 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밀당PT가 홈페이지에서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대치·목동 지역 학생 수는 8만9435명, 평균 가계소득은 8522만원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은 각각 115만6539명과 5449만원, 지방은 152만6890명과 4630만원이었다. 지역과 가계소득에 따라 학생들이 접할 수 있는 사교육 환경에도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판단이다.

밀당PT는 강의와 관리, 평가, 콘텐츠의 품질을 높이는 동시에 이를 온라인으로 표준화·대형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대치동 학원이나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출신 과외에 견줄 만한 교육 서비스를 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해 지역과 소득에 따른 교육 접근성 차이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오프라인 중심의 고품질 사교육을 온라인으로 옮기면 서비스 지역의 한계를 없애는 동시에 규모의 경제를 통해 가격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다. AI를 활용해 학생별 맞춤 교육에 들어가는 비용을 낮추고, 사람의 관리를 결합해 온라인 교육의 약점으로 꼽히는 낮은 학습 지속성을 보완하는 구조다.

이 같은 사업 모델은 자본시장과 기존 교육업계의 관심도 끌었다. 한 매체 보도에 따르면, IHFB는 2022년 3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지난해 메가스터디, 미래엔, 디딤돌, YBM 등 국내 주요 교육기업으로부터 약 10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최근까지 유치한 누적 투자액은 95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재무적 투자자뿐 아니라 기존 교육기업들이 전략적 투자자로 합류했다는 점은 밀당PT가 구축한 기술과 학습관리 모델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온라인 교육 시장에서 축적한 기술력과 기존 교육기업이 보유한 콘텐츠·사업 역량을 결합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결국 IHFB가 그리고 있는 사업 모델은 'AI가 설계하고 사람이 관리하는 교육'으로 압축된다. AI를 통해 개인별 교육의 효율성을 높이고 사람이 학습 지속성을 책임지는 동시에 이를 온라인으로 대형화해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하는 구조다.

교육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옮기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관리'까지 디지털로 전환한 밀당PT가 기술과 사람의 결합을 통해 국내 사교육 시장의 고질적인 교육 격차를 얼마나 좁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위키리크스한국=김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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